제목펀치력의 정의2010-06-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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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기] 펀치력과 펀치의 질 이동기 기사전송 2010-04-24 08:27 펀치력의 정의 핸드 스피드, 펀치 파워 등이라는 말이 주로 쓰입니다만 사실 펀치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힘에 의존되는 것이 아니라 스피드, 힘, 타이밍 등에 동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펀치의 질(quality of punching)\' 이라는 말이 더 정확합니다. 이번 칼럼은 소위 펀치력에 대해 생각해볼까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펀치력은 선천적인 것이라고 단정짓습니다. 마찮가지로 맷집 역시 선천적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것은 제 개인적인 판단이며 얼마든지 이의가 제기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선천적으로 강한 펀치, 선천적으로 약한 펀치라고 해서 그것이 진보될 수 없거나 반대로 퇴화되진 않는다 라고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선수를 비롯해서 격투기를 배우는 사람들의 동작을 매우 세심하게 점검하고 지도하면 펀치의 질이 이전보다 향상되는 것을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으며 반대로, 종목을 바꿔서, 이를 테면 복서가 킥복싱에 도전한다던가 킥복서가 종합격투기로 전향하면서 자세와 몸 움직임이 바뀔 때 나타나는 펀치력 저하 등도 자주 목격한 바 있습니다. 펀치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어깨의 힘이 좋다, 팔의 힘이 좋다로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덩치가 크면 훨씬 강한 펀치가 나오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것은 체중에 비례한 것이지 격투기를 배운 가벼운 사람의 주먹이 단순히 덩치가 큰 사람의 펀치보다 강력한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펀치력을 결정짓는 요소는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1. 주먹의 속도, 2. 뻗는 힘, 3. 정확성, 4. 이동 타겟에 대한 타이밍, 5. 가속 여부 등이 모두 펀치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다섯 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자세만 교정해도 펀치력이 향상되는 것이 사실임을 볼 때, 여러 훈련 특히 스파링을 통해 터득되는 실전 상황에서의 주요 포인트를 체득하게 되면 펀치의 질이 매우 향상됩니다. 따라서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선수의 몸 움직임을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그것을 컨트롤함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선천적인 한계를 인정해야겠지만, 신체 전반의 요소들을 분석하여 펀치의 질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펀치력과 섀도우 복싱 격투기 연습에 있어서 섀도우 복싱(현장에서는 부르기 쉽게 섀도, 새도 라고 말합니다) 만큼 지루한 것이 없을 겁니다. TV에서 선수가 거울 앞에서나 링 위에서나 혼자 바쁘게 동작 연습하는 장면들을 보셨을텐데 그게 섀도우 복싱입니다. 섀도우 복싱은 경기 체력과 스피드를 키움에 있어서 결코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훈련입니다. 예전에 저도 그랬습니다만 하다 보면 무슨 도 닦는 것도 아니고 심심하기 그지 없지만 계속 하다보면 일종의 무념 상태가 되며 자신의 몸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복싱 등에서 말하는 몸이 용수철이 되는 듯한 느낌에 대한 개념이 잡히며 허리와 발의 움직임을 터득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는 시각화 혹은 의념 훈련 역시 이 섀도우 복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여기에 대한 효과는 사실 엄청난 피드백을 보여주기 때문에 새로운 연구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의념화, 시각화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지요. 허공을 치는 섀도우 복싱과 펀치력은 아무 관계없을 것 같지만 펀치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훈련법이 섀도우 입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다섯 가지 항목, 즉 펀치 스피드, 뻗는 힘, 정확성, 타이밍, 펀치 가속을 몸으로 익히기 위해서는 결국 섀도우 연습을 통해야 합니다. ‘펀치력 쎄지려면 무조건 샌드백 때리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정확한 자세없고 스피드 빠진 샌드백 치기는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챔피언일지라도 섀도우 연습은 빠지지 않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섀도우 훈련을 함에 있어서 지도자가 옆에서 소위 말하는 잔소리를 해줄 때입니다. 무의식적으로 자세가 무너지고 놓치는 것을 지도자나 선배가 \'턱 당겨\' 라든가 \'오른발 뒤꿈치 더 틀엇\' 같은 소리를 해주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요. 특히 체력이 소진되는 섀도우 훈련 막판에 그런 훈계가 더 필요합니다. 샌드백 붙잡고 혼자서 한 시간은 놀 줄 알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샌드백이라고 하지 않고 주로 헤비백이라고 하지요. 옛날 복서들은 돌주먹, 강타자가 무척 많았습니다. 반면 최근 복싱 경기에서나 킥복싱에서 KO가 잘 나오지 않는 까닭은 저는 선수들이 과.거.보.다.는. 샌드백 훈련을 등한시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과거의 복서들은 샌드백 앞에서 두 시간 이상 족히 훈련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처럼 코칭 미트를 활용하는 방법이 덜 발달된 시기이기도 하며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샌드백 훈련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었지요. 샌드백 훈련은 기본적으로 때릴 때마다 약간씩 움직이는 샌드백에 대해 선수 스스로가 스탭을 적절하게 움직여 가며 강하게 때려대는 훈련입니다. 때려본 사람은 알겠지만 헤비백은 너무도 과묵하며 실수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얼떨결에 훅을 잘못 날리면 샌드백이라면 어김없이 손목에 \'이번에 자세 틀렸지?\' 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샌드백은 무겁고 정적이기 때문에 펀치의 정확성 연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만, 실제로 때림에 있어서 임펙트를 주는 요령, 힘을 모으는 것, 그러기 위해 발의 움직임과 허리의 움직임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특히 체력 소진이 나타난 연습 후반에 힘에 의존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휘되는 임펙트의 요령은 샌드백 훈련에서 얻을 수 있는 큰 가치입니다. 최근 선수들은 재미있어서 그런지 샌드백 훈련보다는 코칭 미트 훈련을 많이 합니다. 장단점이 있고, 미트 훈련 지도 방식에 있어서 저역시 다양한 방법들을 지금도 공부하는 입장입니다만 코칭 미트 훈련은 샌드백 훈련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힘에 의한 임펙트보다는 컴비네이션을 연습하기 위해 좋은 연습법이며 강하게 때리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유지하며 리듬을 타면서 컴비네이션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코칭 미트는 일단은 때리기 좋게끔 움직여주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코칭 미트만 연습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하루는 샌드백, 하루는 코칭 미트라는 식으로 동일한 비율로 연습하는 것이 가장 낫겠지요. 농담삼아 하는 말입니다만 그렇게 해야 샌드백 치는 날에는 코치도 좀 쉬는 겁니다. 펀치의 가속과 펀치력을 높이는 방법 펀치의 가속은 생소한 말일 수 있습니다만,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야구에서도 같은 145km의 투수의 공일지라도 타자가 받아들이기에는 구질이 다를 수 있습니다. 공이 손에서 뿌려질 때부터 빠른 것이라면 어느 정도 적응하면 되지만 포수에게 갈수록 가속이 붙는 145km의 공은 타자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욱 크다고 합니다. 이것은 격투기에 있어서 타격 공격도 마찮가지입니다. 몸은 부드럽게 움직이고 펀치도 가볍게 날리듯 하지만 맞는 입장에서 쾅쾅 와닿는 펀치는 때리는 사람이 가속의 요령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코, 주먹은 일정한 속도로 목표물에 뻗어져서는 안됩니다. 주먹을 추로 삼고 팔을 뻗되 점점 스피드를 올려 주먹의 스냅으로 마무리 되어야 하고 따라서 어깨와 팔은 편하게 이완되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 단순한 동작은 몸 전체의 정확한 자세와 리듬과 함께 이뤄지되 지속적으로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에 치는 동작 못잖게 펀치를 다시 회수하는 동작도 빨라야 합니다. 이걸 터득하게 되면 끊어치는 주먹의 무서움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중계를 하면서 어깨의 힘을 빼고 친다,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갔다, 동작이 굳어서 펀치력이 안나온다는 등의 말을 자주 합니다. 아무리 강한 펀치일지라도 상대가 맞질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반대로 물주먹이니 솜방망이니 하는 펀치일지라도 턱에 맞으면 그 자리에서 게임은 끝납니다. 이렇듯 펀치의 질, 펀치력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계산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며 그것이 실제 상대에게 적중될 때 성립되는 것이므로 보다 다양한 요소를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좋은 연습법 역시 일차적으로는 섀도우 복싱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간단하게 펀치력을 강하게 만드는 요령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 최대한 정확한 자세 특히 발의 움직임을 연습해야 합니다. 둘째, 주먹을 쥐는 악력을 키워야 하며 이 악력을 펀치를 뻗고 회수하는 움직임과 통일시켜야 합니다. 셋째, 다리의 힘과 등의 힘을 키워야 첫째 항목과 둘째 항목을 완성시킬 수 있습니다. 펀치력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에 있어서 흔히 말하는 보디빌딩식 훈련은 잃는 것이 너무 많아집니다. 스트레이트가 주 특기인 선수에게 이두근(알통)을 키우기 위한 컬(curl)과 벤치 프레스 등 대흉근 훈련을 하면 동작이 방해 받아 스피드도 떨어지고 짜임새가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복싱이나 킥복싱 체육관에 가면 웨이트 기구가 있긴 하되 가벼운 덤벨 종류가 많습니다. 그나마 덤벨 마저도 2kg 짜리 들고 섀도 하는 경우는 있어도 8kg 덤벨들고 펀치 연습하는 체육관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락실 앞의 펀치기는 펀치력과 아무 상관없습니다. 그 기계는 때리는 요령이 분명히 있으며 덩치가 큰 사람이 때린다가 아니라 주욱 밀어버린다는 느낌으로 밀어붙이면 점수가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타법을 가지고 있는 격투기 선수지만 펀치기의 점수가 작게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결국 펀치기는 펀치의 질과는 아무 상관 없는 것이지요. 게다가 손목을 다치게 하는 주범이기도 하므로 안치는 것이 낫습니다. 차라리 과거에 있던 공중에 매달린 펀치볼 형태의 측정기는 그나마 나은 편이었습니다. 강한 펀치를 소유할 수 있게 된 건강한 남자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칩니다. 단순히 싸움을 잘해서 라든가 안 맞고 다닐 수 있게 되어서라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근거도 없는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상대를 넉아웃 시킬 수 있는 진짜 펀치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50대의 중년일지라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눈 앞의 상대를 물리적으로 누를 수 있는 진짜 주먹을 갖게 되면 오히려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게 되는 아이러니지요. 다음 칼럼은, 이번 소재에 대해 논쟁이 적다면 다른 소재로, 반대로 논쟁이 활발하다면 보여주시는 의견을 수렴하여 다시 재구성해보겠습니다. setFontSize(0); 이동기 MBC ESPN 격투기 해설위원 PANCRASE 한국대표, 피트니스 클럽 마초맨 코치